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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감사, 행복)

[청계산] 20대 산악회 3번째 이야기, 서울 산 청계산 등산

by 웜슈트 2025. 1. 8.

'함께가용 올라가용' 

친구들끼리 만든 등산모임이다. 

용용선생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이름이 이렇다.

이 모임 벌써 세 번째 산을 갔다. 

이번엔 청계산이다. 

청계산 - 매바위

 

항상 차로 픽업을 갔는데

오늘은 청계산 입구역에서 만났다.

처음 대중교통을 타고 출발지에 모인 것이다.

차가 없으니 너무 편했다. 

주차할 걱정을 안해도 되며, 

이동할 때에도 서울바닥에선 

대중교통이 역시 빠르다. 

 

모인 시간은 10시 50분

지각을 방지하기 위해 

지각자 '밥사기'를 제안했다.

내기를 거니,

지각쟁이인 우리는 

아무도 지각하지 않았다. 

친구들은 심지어 10분 미리 

도착해 있었다.

처음부터 크게 웃고 시작했다. 

평소 잘 있지 않은 일이었고

우리는 이 시스템을 계속도입할 거다ㅎㅎ

 

완전체로 모인 것이 처음이다. 

사는 게 바쁘다 보니 한 명이 계속 

빠졌는데, 오늘은 그 한 명의 친구까지 오게 되어

4명이 함께 등산하게 되었다. 

친구 두 명은 오늘을 위해 휴가까지 썼다. 

그들의 노고를 가슴속에 새긴다.

 

전날 등산을 위해 친구들이 아무도 술을 먹지 않았다. 

술을 좋아하는 내 친구들에겐 이례적인 일이다.

친구 중 한 명은 새벽에 일어났다.

다른 한 명은 새벽예배에 갔다가 참가했다. 

내가 좋아서 만든 이 모임에 

이렇게 참여해주는 친구들이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감사하다. 

청계산 입구역 - 소백산

 

한 명은 새벽에 일어나서 샌드위치를 먹고

한 명은 새벽예배 끝나고 맥모닝을 먹어 

나랑  다른 한 친구만 밥을 먹었다. 

메뉴는 곰탕으로 선택했다. 

곤드레밥도 선택지에 있었다. 

나는 곤드레밥이었는데

친구는 곰탕이었다. 

그냥 친구 말을 들어주었다. 

의견 내어 들어줄 곳이 

여기밖에 없을 것 같았다 ㅋㅋ

동점심에 한 번 양보했다. 

 

곰탕집은 청계산 입구역에서 

조금 걸어가면 있는 '소백산'이란 가게다. 

한우 생갈비, 한돈 삼겹살을 팔고

콩국수, 곰탕, 양곰탕, 장터국밥 등

다양한 메뉴를 판다. 

우리는 한우곰탕 2개를 시켰다. 

맛은 평범했다. 

근데 한우여서 그런지 고기의 양이 

조금 아쉬웠다. 별로 많지 않았다. 

그리고 가격이 14000원이었다. 

조금 비싸다 느꼈다. 

한우여서 그런가? 란 생각이 

먹으면서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렛츠고 등산

 

자, 등산을 시작하자. 

우리의 목표는 매봉까지 가는 것이다.

아, 청계산 정산은 매봉(582m)이 아니란다. 

망경대(618m)라는 곳이 진짜 정상이라고 한다. 

 

등산로 초입에는 꽤나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근데, 길의 폭이 조금 좁아

다른 산보다 조금 붐비는 느낌이 있었다.

 

초반부터 청계산은 계단지옥이다. 

다른 산들은 원래 중간부터 계단이 나오는데 

여기는 처음부터 계단을 제공했다.

헬스장 천국의 계단 대신 

여기를 이용하면 된다.

 

처음 모임에 참여한 친구는 체력이 좋았다. 

우리 모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우리는 5분 오르고, 10분 쉬는 동호회인데

어디서 날다람쥐가 기어 들어와 

선두에서 나머지 3명을 쭉쭉 리딩했다. 

처음에 좀 당황했는데, 계속 가니 그저 따라갔다. 

힘들다고 얘기하기 서로 쪽팔려서 그런지 

일단 쉬기 않고 45분 오른 것 같다. 

등산 실력이 날다람쥐 리딩에 급격한 성장했다. 

너무 우리가 우리 자신을 과소평가했다. 

날다람쥐의 자비 없는 이끎이 

우리를 성장시켰다.

땡큐 날다람쥐 

 

청계산 중간휴식

 

중간에 쉬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신기하게 등산하면 힘들어서 얘기를 안 할 것 같은데

꽤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된다.

최근에 있었던 이야기, 서로의 안부도 묻어보고

인생 얘기도 하고, 앞으로 등산 모임의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한다 ㅋㅋㅋ

 

청계산 간지참새

 

2~3번째 휴식을 가질 쯤에

이쁜 참새(?) 몇 마리가 보인다.

참새 같이 생겼는데, 좀 고급져 보이는 녀석들이었다. 

날다람쥐 친구가 휘파람을 불며 

참새를 자기 손에 앉히려 했다. 

그러자 기린 친구가

"참새가 너 손에 앉으면 500만 원"이라는

파격적 제안을 한다.

역시 ㅁㅊㄴ이다.  

쓸 때 없는 말을 괜히 해 화를 부른다. 

날다람쥐가 손을 내미니 고급참새(?)가 손에 앉아버렸다.

우리는 처음 보는 광경에 진짜 놀랐다. 

친화력 1000000% 참새들이다.

날다람쥐 손뿐만 아니라

다른 두 명의 친구 손에도 참새가 앉았다.  

항상 새들은 사람을 피하지 않는가. 

물론 도시사는 갱스터 비둘기들 빼고....

어쨌든 기린은 날다람쥐에게 500만원을 줘야한다. 

 

매봉에 도착했다. 넉넉잡아 1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날다람쥐 녀석이 또 시동을 건다. 

"더 높은 망경대에 가보지 않을래?"

달콤하게 들렸다. 

우리는 매봉까지 온 성취감 때문인지 

다 같이 "오케이"를 외쳤다.

 

등산화 - 풋살화

 

망경대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청계산에 오면 사람들이 

매봉까지만 오고 망경대를 

잘 안 간다.

그래서 망경대까지 가는

길의 눈이 녹지 않은 것이다. 

가는 길 대부분이 빙판이었다. 

우리가 가진 장비는 

나이키 러닝화 

나이키 풋살화
(에어포스 신고 오지 말라니까 

풋살화를 신고 왔다 ㅁㅊㄴ)

호카 트레킹화다.

날다람쥐만 등산화를 신었다.

 

망경대 가는길

 

가는 길에 두 명이 자빠졌다 ㅋㅋ 

그중 한 명이 날다람쥐였다. 

선두에 가다 뒤로 진짜 발라당

내가 날다람쥐 뒤에 있었는데 

진짜 당황한 표정을 느낄 수 있었다 ㅋㅋ

날다람쥐가 매고 있는 가방이 

날다람쥐의 머리를 살렸다. 

진짜 등산에 눈 길은 위험하다는 것을

뼈져리 느낀 순간이었다.

앞으로 점점 산이 좋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도 장비를 

하나둘씩 사지 않을까?

그때가 기다려진다.

언제라도 산을 함께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결국 가다가 멈췄다. 

중간에 망경대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꽤나 이 위험한 빙판길을 오래가야 했다. 

우리는 안전을 선택했다.

망경대까지 가는 중간지점 즘에

우리는 결국 하산하기로 결심했다.

현명한 선택이었다.   

 

청계산 - 매봉

 

이제 하산이다.

아직 사진을 안 찍었기에 

매봉에 도착해 사진 한 장을 찍고

조금 내려오다 보면 매바위라는 곳이 있는데

거기서도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사람들에게 단체사진을 찍어달라 부탁하고

우리도 사진을 찍어주었다. 

잠깐이지만, 동지애를 느낀 순간이다.

 

청계산 - 매바위

 

사진은 오히려 매바위에서 찍은 것이 이뻤다.

적절한 하늘의 빛과 뒤에 산의 경치가 조화를 이뤘다. 

나는 매바위에서 찍은 사진을 프사에 올렸다. 

나는 프사에 인생에서 정말 좋았던 순간들만 올린다. 

그만큼 즐겁고, 기뻤으며 행복했다. 

내가 최근에 한 일 중에 가장 잘한 일이라 생각이 들 정도로...

 

나이가 들었는지 하산할 때, 무릎이 아팠다. 

날다람쥐도 세월을 피해 갈 순 없나 보다. 

날다람쥐 역시 무릎이 아프다고 한다.

건강하게 친구들과 이 모임을 지속하고 싶다. 

무릎도 보호할 수 있으면 해야한다.

 

약 3시에서 4시 사이 하산을 끝냈다.  

막걸리를 마시러 갔다. 

근처에서 먹어도 좋았지만

강남으로 이동해서 먹었다. 

강남 막걸리 맛집 '느린마을'로 

가려했으나, 영업시간이 5시 30분 부터다.

다른 곳을 찾았다. '부엉이 산장'이다. 

여기도 역시 아직 영업 전이다. 

강남 - 월매네주막

 

걸으면서 보았던 '월매네주막'에 가자고 했다. 

'월매네주막'은 진짜 옛날 막걸리집 분위기가 난다.

4시쯤 들어가니 손님이 없었다.

손님이 없는 곳에 우리들끼리 있으니 

우리가 주인공이었다 ㅎㅎ 

 

음식은 해물파전과 감자전을 시켰고

술은 동동주를 시켰다. 

동동주는 11000원 정도 했던 것 같고

4인이서 잔에 2번씩 따라 마실 수 있는 

정도의 양이었다. 동동주는 막걸리보다

탄산이 없고 신맛이 덜하다. 

정확히 막걸리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름에서 오는 감성에

동동주를 시킨 것 같다.

물론 개인적으로

맛도 더 좋다고 느낀다.

 

2차로 이동한다. 2차 장소는 용용선생이다. 

등산모임이 태어난 곳에 우리는 다시 갔다. 

용용선생에선 소고기 볶음, 계란 볶음밥

마라탕, 유린기 등을 시켰다.


어느 순간 술을 잘 먹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친구들과 만나는 횟수도 줄었다. 

하지만, 친구들과의 만남은 늘 좋고 행복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이 모임을 추진했다.

친구들이 잘 따라와 주어, 참으로도 기쁘다. 

이 모임을 통해, 서로가 더욱 돈독해지고

우정이 성숙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우스갯소리로 나중에 히말라야 가자, 

미국에 그랜드캐니언 가자고 우리는 얘기한다.

하지만, 나는 진짜 마음 한편에 

우리 '용용'과 함께 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계속 생각하면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

먼 훗날일지라도, 현재는 아니더라도 

지금처럼 산을 계속 찾고 

산에서 기쁨과 감사를 느낀다면 

친구들과 꼭 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언젠간 히말라야, 그랜드캐니언, 록키산맥에

우리는 간다.

 

 

 

청계산 경치

 

 

 

 

[북악산] 20대 산악회, 처음으로 북악산을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