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에 따뜻한 물이 안 나왔다.
기온이 갑작스럽게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져서 그런지
수도꼭지를
최대한 왼쪽으로 돌려도
미지근한 물 조차 나오지 않았다.
운동을 하고 왔기에 씻고 싶었다.
안 씻기에는 뭔가 찝찝했다.
찬물로라도 씻어야겠다 생각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한 것 같다.
찬물 샤워가 몸에 좋고
정신 건강에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을 했다.
평소에도 종종 찬물샤워를 한다.
하지만, 이 정도의 온도로는 안 한다.
진짜 거짓말 안치고 얼음물을
몸에 붓는 느낌이었다.
차가운 정도를 버틸 수 있는 능력이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 것이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물이 너무 차가워
죽을 수도 있단 생각을 했다.
그래서 상체부터 물을 묻혔다.
어디서 본 건 있는 것이다.
신음소리가 반사적으로 나왔다.
2초 정도 어깨에 샤워기를 대고
물을 아래로 흘려보냈다.
그리고 너무 차가워
다시 샤워기를 바닥 쪽으로 했다.
이제 머리를 씻어보자.
머리에 대충 물기를 묻히고
샴푸질을 했다.
제대로 물기를 묻히지 않아
약간 뻑뻑한 느낌이 있었지만
샴푸질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이제 헹궈내야 한다.
와... 진짜 머리가 깨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머리가 아렸다.
머리가 시렸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씻어내야 잘 수 있다.
또다시 머리에 2초 정도
샤워기를 대고 때고를 반복했다.
샤워를 어찌어찌 마무리했다.
씻고 나니 너무도 개운했다.
뭔가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살았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그리고 기존에 내가 했던
찬물 샤워는 이제 별거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
성장했다고 느낀 순간이다.
세상에도 고통스러울 때가 종종있다.
관계, 학업, 직장, 진로, 돈, 사랑 등
모든 영역에서 고통이 수반된다.
고통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성장하고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 순간은 너무도 힘들고 싫다.
버티다 보면, 그 고통에도 끝이 있다.
그러면 성장하고, 더 단단해진다.
기분도 좋아진다.
뜻밖의 찬물샤워 경험을
생각하며 내 인생의 고통의 순간들을
지혜롭게 넘기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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