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일찍 여는 카페를 찾았다.
아침 대신 주로 커피를 먹기에
아침에 여는 카페는 나에게 귀중한 존재다.
오늘은 수선할 옷이 있어
아침 일찍 수선집을 찾아 나섰다.
카카오맵에 '세탁소'를 검색했다.
세탁소는 맞는데....
코인세탁소가 웰케 많이 나오냐...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다.
나는 수선을 해야 한다.
결국, 걸어 다닐 때 보았던
세탁소가 기억나
거기로 발걸음을 옮겼다.
기억이 지도어플을 이긴 순간이다 ㅎㅎ
세탁소에 가니 주인은 없었다.
손님 아주머니가 주인이 어디 갔으니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것 때문에 왔는지
물어보셨다.
주인은 아니지만, 도와주려는 따뜻한
아주머니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주인을 기다리는동안
세탁소 옆, 카페를 발견했다.
많은 동네 커피숍이
9시 전에 열지 않는데
이게 왠일인가!
드디어 아침에 여는 곳을 찾았다!
새로 생긴지 얼마되지 않은 커피숍이다.
'음.. 살아남으려고 열심히 장사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역시 인생은 부지런해야 한다.
카페에 들어가니 거구의 남자 점원이
하이톤으로 인사를 했다.
'어서 오세요~'
약간의 오바가 섞인 목소리다.
하지만 노력하며 반겨주는 목소리다.
들어올 때, 나는 그가 닌텐도스위치를 하려고
앉으려 하는 것을 포착했다.
그런 순간에 손님이 오니 짜증났을 법하다.
하지만 하이톤의 '어서 오세요~'
피식 웃음이 지어졌다.
좋아하는 카페라테를 시켰다.
라테가 나온다.
나가려는 순간 다시
'안녕히 가세요~'라고
남자 점원이 하이톤으로 인사해주었다.
웃음이 났다.
나도 누군가의 아침을 열어주는 일을 한다.
아침이니 힘들어 목소리에 힘이 없을 때가 많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제발 말을 안 걸었으면
하는 생각을 한 적도 많다.
그런데 약간의 노력만으로, 작은 인사만으로도
다른 사람의 하루를 바꿀 수 있다.
오늘 내가 카페에서 느낀 것처럼 말이다.
단순히, 계산하고 물건을 진열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잠깐의 순간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면
일이 두 배는 즐거울 것이다.
곰 같은 카페 점원에게 많은 것을 느낀 오늘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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